◈종합게시방◈/좋은 글 142

고려장(高麗葬)을 치루고

고려장(高麗葬)을 치루고...        아내와 결혼한 지 만 50년 7개월 2일되는 날,아내가 뇌출혈 후유증으로 생긴 치매로환시. 환청. 망상  등과고혈압. 고지혈증. 혈소판감소증. 당뇨병.골다공증. 허리디스크 등등으로 고생을 시작한지만 26년 몇 개월 되는 날 아침! 바람이나 쐬러가자고 광주행 고속버스를 타고정암휴게소에서 손잡고 화장실에 다녀오며무엇을 먹고 싶으냐는 말에아내는 머리를 흔들어 싫다는 표정뿐이었는데백양사 표지판이 보이는 데서부터안전벨트를 풀면서 무슨 뜻인지 행동이 다르다내가 속이고 양로원에 가는 것을 이제 알았을까?안전벨트를 매 주려하니 완강하게 거부할 뿐...목마르면 생수라도 마시라며 병마개를 따 주니알 수 없는 큰 소리와 함께생수병을 빼앗아 앞뒤로 마구 뿌려댄다 그 힘을 누가 당하랴..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모윤숙                    -나는 광주 산곡을 헤매이다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식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늑대 같은 남자 여우 같은 여자

♡늑대같은 남자, 여우같은 여자♡어느 날 한 부부가 부부싸움을 했어요.아내는 물론 남편도 몹시 화가 났지요.화가 난 남편은아내에게 큰 소리를 질렀어요."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나가버려!"​이 말은 들은 아내도화가 나 벌떡 일어섰지요."흥, 나가라면 내가 못 나갈 줄 알아?"그러면서 아내는 휑하니 보따리를싸 들고 나가 버렸어요.그런데 몇 시간 뒤, 아내가 다시 자존심을내려 놓고 집으로 돌아왔지요.​그러자 아직도 화가 덜 풀린 남편은"아니 왜! 나갈 때는 언제고 왜 돌아왔어?"하면서 또 소리를 질렀어요. ​그러자 아내가 빙그래 웃으며"나에게 가장 소중한것을 두고 갔어요!""그게 뭔데?""그건 바로 늑대 같은 당신이에요!"남편은 그 말에 그만 피식 웃고 말았지요.​그러면서 "여우 같은 여편네!!“ 라고 했어요..

어머니의 여한 가

어머니의 여한가(餘恨歌) 쇠락하는 양반댁의 맏딸으로 태어나서 반듯하고 조순하게 가풍들을 익혔는데 일도많은 종갓집의 맏며느리 낙인찍혀 열여덟살 꽃다울제 숙명처럼 시집와서 두세살씩 터울두고 일곱남매 기르느라 철지나고 해가는줄 모르는채 살았구나 봄여름에 누에치고 목화따서 길쌈하고 콩을갈아 두부쑤고 메주띄워 장담그고 땡감따서 곶감치고 배추절여 김장하고 호박고지 무말랭이 넉넉하게 말려두고 어포육포 유밀과와 과일주에 조청까지 정갈하게 갈무리해 다락높이 간직하네 찹쌀쪄서 술담그어 노릇하게 익어지면 용수박아 제일먼저 제주부터 봉해두고 시아버님 반주꺼리 맑은술로 떠낸다음 청수붓고 휘휘저어 막걸리로 걸러내서 들일하는 일꾼네들 새참으로 내보내고 나머지는 시루걸어 소주내려 묻어두네 피난나온 권속들이 스무명은 족한다네 더부살이..

석인성시(惜吝成屎)

석인성시(惜吝成屎) 귀(貴)한 그릇, 값비싼 옷은 왜 그렇게 아끼는 것일까? 현재(現在)보다 미래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 하지만, 현재(現在)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그 미래(未來)가 현재(現在)가 되어도 즐기지 못한다. 그러니 미루지 말고 지금(只今) 즐기자. ​ 석인성시(惜吝成屎) 惜(아낄 석) , 吝(아낄 린) 成(이룰 성), 屎(똥 시) 아끼고 아끼다 똥(便)된다. ​ '제일(第一) 값비싼 그릇은 언제 쓰실건가요? 제일(第一) 값비싼 옷은 언제 입을 건가요?' ​ 이런 질문(質問)을 하면 대부분(大部分)은 나중에 귀(貴)한 손님이 올 때 쓰려고 아껴둔다고 말한다. ​ 많은 사람들이 평소(平素)에는 저렴(低廉)한 신발에, 허름한 옷을 입고, 싸구려 그릇을 사용(使用)하면서, 값싼..

싸가지 없는 며느리 교육

싸가지 없는 며느리 교육 시골에 아들 한명을 둔 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그 농부는 열심히 살면서 자식을 대학을 졸업시켜 대학생 며느리를 보았으며 누구 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런 행복해 보이는 이 집에 고부간 갈등이 있을 줄이야. 시어머니가 보기에 현대식 교육을 받은 며느리가 하는 일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 잔소리를 자주 한다. 현대 교육을 받은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잔소리가 처음에는 통과의례려니 하고 생각했으나 점점 늘어만 가는시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쌓이다 보니 그냥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어 반격의 기회를 엿보다가 어느 날 되받아 치기를 하게 되었다. 시어머니가 잔소리를 하자 "어머님, 대학도 안 나온 주제에 말도 되지 않은 잔소리는 그만 하세요"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그 말에 주눅이 들어 그..

요양병원& 요양원

요양병원 & 요양원 우리는 나이가 들고 서서히 정신이 빠져나가면 어린애 처럼 속이없어진다. 결국 원하건 원치않건 자식이 있건 없건 마누라가 있건 없건 돈이 있건 없건 잘 살았건 잘못 살았건 세상 감투를 썼건 못썼건 잘났건 못 났건 대부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게 된다. 고려시대에 60세가 넘어 경제력을 상실한 노인들을 밥만 축낸다고 모두들 자식들의 지게에 실려 산속으로 고려장을 떠났다고들 하는데 오늘날에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이 노인들의 고려정터가 되고 있다. 한번 자식들에게 떠밀러 그곳에 유배되면 살아서 다시는 자기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니 그곳이 고려정터가 아니고 무엇이랴 그 곳은 자기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도 가기 싫다고 해서 안가는 곳도 아니다. 늘고 병들고 혼미해져서 ..

어느 노 부부의 사랑 이야기

어느 노 부부의 사랑 이야기 일시적인 오류로 인하여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원본 이미지가 삭제되어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뷰어 내 로딩이 불가능한 큰 사이즈의 이미지입니다. 육십이 넘은 노 부부가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을 했습니다. 성격 차이로 이혼한 그 노 부부는 이혼한 그날, 이혼 처리를 부탁했던 변호사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주문한 음식은 통닭이었습니다. 주문한 통닭이 도착하자 남편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날개 부위를 찢어서 아내 할머니에게 권했습니다. 권하는 모습이 워낙 보기가 좋아서 동석한 변호사가 어쩌면 이 노 부부가 다시 화해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내 할머니가 기분이 아주 상한 표정으로 마구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지난 삼십 년 간을 당신..

노 부부의 만두 집 사랑

노 부부의 만두 집 사랑 우리 부부는 조그마한 만두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손님 중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면 어김없이 우리 가게에 나타나는 겁니다. 대개는 할아버지가 먼저 와서 기다리지만 비가 온다거나 눈이 온다거나 날씨가 궂은 날이면 할머니가 먼저 와서 구석 자리에 앉아 출입문을 바라보며 초초하게할아버지를 기다리곤 합니다. 두 노인은 별 말 없이 서로 마주 보다가 생각 난 듯 상대방에게 황급히 만두를 권하다가 눈이 마주치면 슬픈 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눈물이 고이기고 했습니다. 대체 저 두 노인들은 어떤 사이일까? 나는 만두를 빚고 있는 아내에게 속삭였습니다. 글세요. 부부 아니 일까요? 부부가 무엇 때문에 변두리 만두 가게에서 몰래 만나요. 허긴 부부라면 저렇게 애절한 눈빛으로..

시 어머니의 증발

시어머니의 증발 여행을 다녀온 아내가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내는 누구한테서 들었는지 뭐가그리 신이났는지 여보, 여보 부르며 요란을 떨었다, 남편을 사별하고 홀로사는 어머니에게 아들내외가 살림을 합치자고 제의하였다. 외로움에 지쳐가던 어머니가 흔쾌히 받아들인게 올봄의 일이었다. 세살짜리 손자를 돌보는 것이 할머니에겐무엇보다 즐겁고 보람있는 일이었다, 전셋집에 살던 아들은 셋돈을 올려달라는 주인집 요구와 아이육아로 골머리를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뒤 홀어머니를 모시자는 남편의 말에 아내는 한사코 반대했다, 처음부터 고부간은 피차 살갑지 못한 터였다. 살림을 보살펴 주던 친정어머니가 작년 겨울 빙판에 미끄러져 앓아 눕고 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아들내외는 맞벌이 부부로 아파트 하나 장만하려고 애를 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