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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어머니의 증발

원짱 쉼터 2023. 8. 3. 11:52

 

시어머니의 증발

 

 

 

 

 

여행을 다녀온 아내가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내는 누구한테서 들었는지

뭐가그리 신이났는지

여보, 여보

부르며 요란을 떨었다,

 

남편을 사별하고 홀로사는

어머니에게 아들내외가

살림을 합치자고 제의하였다.

외로움에 지쳐가던 어머니가

흔쾌히 받아들인게

올봄의 일이었다.

세살짜리 손자를  돌보는 것이

할머니에겐무엇보다 즐겁고

보람있는 일이었다,

 

전셋집에 살던 아들은 셋돈을

올려달라는 주인집 요구와

아이육아로 골머리를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뒤

홀어머니를 모시자는 남편의

말에 아내는 한사코 반대했다,

 

처음부터 고부간은 피차

살갑지 못한 터였다.

살림을 보살펴 주던 친정어머니가

작년 겨울 빙판에 미끄러져

앓아 눕고 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아들내외는 맞벌이 부부로

아파트 하나

장만하려고 애를 썻다.

전셋돈을 빼어 은행에 저축하고

아이육아와 살림을 시어머니께

맡기며 아들내외는 시름을 덜었다,

 

고부사이는 한동안 다정한듯

보였고 어머니도 만족하였다,

사람은 가까울 수록 조심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서운한 감정이 생겼다,

아들 며느리가 생활비를 댄다며

생색을 냈고 어머니는

그것이 못마땅 했다,

 

어느날 아파트 놀이터에서

할머니가 한눈을 파는사이

손자가 넘어지면서 팔뼈가

부러졌다.

 

할머니는 눈앞이 캄캄했다.

허겁지겁 손자를 업고 병원가서

기브스를 했다.

며느리가 먼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다,

 

직장에서 무슨 좋지않은 일이

있었던가 잔뜩 찌푸린 

얼굴이었다,

어머니는 아이의 팔이

부러졌다는  이야기를

아들에게만 알렸다,

 

아들은 크게 탓하지 않는

눈치였다.

며느리가 칭얼대는 

아이의 팔을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아이가 왜 이래요?  

말을 거칠게 쏘아붙이며

아이를 끌어 안았다,

 

넘어져서 뼈에 금이갔다는구나.

시어머니는 별것도 아닌듯이

말했다.

  돌아서던 며느리가

손 바닥을 쳐들더니

시어머니의 뺨을 갈겼다.

 

아이나 잘보지 않고,,,,,,,,,,,;

시어머니는 눈앞이 번쩍하더니

순간 모든것이 멈춰버리고

말았다,

 

 아니 이게무슨,,,,,,,,,,,,,,,,,;

말이 나오지 않고 눈물이

쏟아지려 했다.

가까스로 안방에 들어와

방바닥에 쓰러졌다.

 

세상에 이런일이......;

그날밤 할머니는 아들에게

아무일도 없는듯이 대했다.

어떻게 할까?

아범에게 얘기를 할까?

 

그랬다간 부부 싸움이 날테고

도무지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

시어머니는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면서 혼자서 어떤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부동산 중개소를 찾아가

집을 팔아달라고 내 놓았다,

 

시세보다 헐한 가격으로 속히

매매할 수 있도록 신신 당부를

하였다,

 

아들 내외에게는

비밀로 하며, 어떤낌새를

차리지 못하도록 조심하였다,

 

가슴 속에서는 부글부글

화가 치밀었다.

무심한 아들도

며느리 처럼 미웠다.

 

이들과 같이살다

어떤 곤욕을 치를지 몰랐다.

무엇보다 괘씸해서 한시라도

함께있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어렸을적 고향 동네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 났다.

여름 방학을 보내라고 시골

고향에 아이를 보냈는데

아이가 그만 냇가에서 헤엄치다

익사한 것이다,

 

어미의 슬픔을

누가 헤아릴 수 있으리?

할아버지는 정신이나가

헛소리를 하고 다녔다.

 

그러나 며느리는 애간장이

끊어지는 슬품을 견디며

시부모를 탓하지 않았다 한다.

 

헌데 제 자식 팔 좀 부러졌다고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며느리가 있다니,,,,,,,,,,,,

 

일주일이 안되어

아파트 매매가 이루어 졌다,

시어머니는

그날밤 깊은 시각에

쥐도 새도 모르게사라졌다.

몇가지 입을 옷만 가지고떠났다.

 

어디로 갔는지 짐작

단서를 하나 남기지 않았다.

 

아들 내외는 처음엔 친정에라도

가셨으리라 생각했다.

이틀이 지나 웬 낯선 사람이

부동산 중개사와 함께와서

집을 비워달라고 했다.

 

아들

내외는 매매 계약서를 보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닳았다.

 

며느리는 자신의 행동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것을알았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곳저곳 연락을  해 보았지만

어머니의 행방은 묘연 하였다.

수군수군 별의별 소문이 퍼졌다,

 

시어머니는 지금쯤 강원도

오지 실버타운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며

마음을 주스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는지...

아들 가족이 화해할 방법은

없는지 모르겠다.

 

주변에선  그녀가

다시는 아들 내외 에게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이싸움의 승자는 누구일까?

시어머니와 며느리 모두

패배자다.

 

아들마져 씻지

못할 불효를 저질렀다.

씁씁하지만 시어머니의

통쾌한 반격이 이 여인으로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남의 집에서 일어나는 일이

내 집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데....

 

 

= 옮긴 글=

 


幸福한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