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글 ◈

생애를 마감하는 영도대교

원짱 쉼터 2022. 7. 9. 20:56

생애를 마감하는 영도대교

 

 

일흔다섯 해 동안 버티어 온 세월

전신에 수술 자국이 여기저기

육신이 찢어지는 것 같구나

 

청춘 시절에는

육중한 전차도 힘들지 않았는데

이제는 버스도 힘이 겨워

 

수 십 차례 수술로 버티어 왔건만

경제발전 교통에 감당 못 하고

생의 마감 철거를 기다리는 몸

 

 

한국동란에 이산가족 만남의 장소로

나의 품에서 가족과 친구를 만나

생사를 확인하고 기쁨에

통곡소리에 나도 눈물 흘렸지

 

 

때로는 이삼 일간 기다리다가

생사도 모르고

눈물 흘리면서 돌아 설 때

내 가슴도 아파단다.

 

내 품으로 왕래하든 장승포행 여객선

분주하게 부산항을 누비든 작은 선박들

나의 팔뚝에서 쉬어갔든 갈매기야

너희들을 함께 하며 나는 행복 했어.

 

 

[영도대교 철거를 앞두고]

 

20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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